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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때마다 적으려는 소설

이건 프롤로그랄까 뒤의 검 부분은 솔직히 쓰다가 방금 생각난거라

흐름에도 별로 맞지 않지만...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막장 작가의 소설인데!








  하란 왕국의 수도 하란.

  내성문 앞의 광장에 수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연결된 골목길과 높고 낮은 건물의 옥상에도 

수많은 이들이 모여 내성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내성문이 열리며 하얀 제복을 입은 이들이 나오고 높이 쌓인 나무 제단 주변으로 흩어진다. 그 뒤를 따라 나온 그들과 같지만 황금빛 실로 문양을 새긴 하얀 제복을 입은 사내가 걸어 나온다.

  수많은 이들. 귀족과 평민, 일반 시민과 노예, 부랑자도 빛을 싫어하는 음지의 이들도 모두가 

모여 있는 모습에 사내는 굳은 얼굴로 제단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집을

들어 앞에 놓인 단에 올려둔다.

 

  “오늘은 우리 하란 왕국이 새로 태어난 지 1년이 지난 날 입니다.”

 

  단 위에 올려둔 검을 내려다보던 사내, 하란 왕국의 왕 슈온은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법적 처리를 통해 그의 목소리는 멀리까지 퍼져나갔고, 외성을 경계하는 

소수의 경비병들에게도 들려왔다.

 

  “간악한 제국의 침입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치른 5년 전쟁.

   그 기나긴 전쟁의 시간에 수많은 왕국민이 죽음을 맞이하였고

   죄 없는 이들이 제국의 창칼에 쓰러졌습니다.”

 

  “제국의 수많은 병사와 강인한 기사들에 왕국은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아니, 무너졌을 겁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그들은 아무도 모를 전쟁터를 다니거나, 죽어버린 이들의 복수를 위해

   스스로의 명성도 명예도 버린 채 싸웠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뛰어난 기사이고, 명성을 가진 용병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대다수는 이름 없는 이들, 도망치던 시민들, 패배한 병사들이였습니다.“

 

  “후세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보단

   오직 왕국의 생존만을 바라보고 희생한 이들.

   피해 받고 고통 받는 왕국민을 외면하지 못한 마음 약한 이들.

   나약하고 무너지는 왕국을 위해 강대한 제국에 맞선

   이름 없는 영웅들!“

 

  왕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제단에서 내려왔고, 옆에서 건네주는 환한 횃불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그가 횃불을 들자 주변에 있던 하얀 제복의 사람들도 같이 횃불을 들어올렸고

주변의 기사와 병사들은 자신의 창검을 들어 올리고, 주변의 사람들은 두 손을 모으고 제단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그들의 이름을 모르지만.

  왕국을 위해,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희생한 그들의 용기와 마음을 모르는 이들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합니다.

  아니 제가 아닌 저희들, 하난 왕국은 노력해야 할 겁니다.

  그들의 희생을 잊지 말고, 헛되지 하지 않기 위해!“


  말을 마친 슈온과 하얀 제복의 사람들이 횃불을 제단에 올려두고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고

기사와 병사들도 자신의 무기를 가슴에 대며, 다른 이들은 여전히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제단에 놓인 횃불은 잠깐의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불이 붙으며 크게 타올랐고, 주변으로 강한 

열기가 뿜어졌지만, 주변에 있던 이들은 그 열기를 느끼지 못한 듯 그저 가만히 서있을 뿐 이였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가장 먼저 고개를 든 한 소년이 하늘을 보며 무어라 소리치자, 이를 들은 

다른 이들도 하나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제단이 타며 회색빛 연기가 하늘로 떠오르고 있었고, 마치 마법처럼 그 주변으로 화려한 빛의 오로라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처음 보는 현상에 모두들 놀라면서도 그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고, 몇몇 이들은 

이름 없는 영웅들을 기리는 하늘의 뜻이라며 무릎을 꿇으며 그들을 향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오로라는 제단이 완전히 타 재가 될 때까지 지속되었고, 마지막 남은 불씨까지 사라지자 바람에 흘러가 듯 사라졌다.

 

 

 

  이름 없는 영웅들을 위한 추모제가 끝나고 열리는 축제.

  제국으로부터 살아남고 새로 태어난 왕국의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를 시작할 준비를 하던 슈온은 한 기사의 전언을 받고 불타버린 제단으로 향한다.

  불타버린 제단을 정리하던 한 병사가 발견한 한 자루의 검. 불타는 제단에 이름없는 영웅들에게 바친 검이 아무런 그을림도 없이 이전과 같은 모습을 한 채 똑같이 전혀 불탄 흔적도 없는 단 위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이에 놀란 병사가 기사에게 보고했고, 이는 바로 왕에게 전달되어 축제의 시작도 미룬 채 

달려왔다. 단에 놓인 검을 조심스럽게 집어든 왕은 아무런 상처도 없는 그 모습에 놀라움을 

표했고, 검을 하늘높이 들어올리며 말했다.

 

  “이는 왕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마음이 깃든 물건이구나!

  죽었음에도 아직까지 자신들은 왕국을 수호하고 있다는 그들의 마음이 모여

  이 검을 지킨 것이로다!

  이 검은 왕국의 보검이 될 것이며, 신검과 같다!“

 

  갑작스러운 상황은 어느새 퍼진 듯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왕은 조심스럽게 검을 뽑아들었고, 밝은 햇빛이 검에 반사되자 이전에 봤던 오로라와 같은 빛이 퍼졌다.

 

  “이름없는 영웅들의 검이다!

  이 검에 어찌 하나의 이름을 붙이겠는가?

  이 검을 어찌 한명의 영웅을 위해 부르겠는가?

  이 검에 이름을 붙일 수 없구나. 이름없는 영웅들과 같이!“

 

 

  이후 검은 하란 왕국의 신검이 되었으며, 왕국을 수호하는 검이 되었다.

  검에는 이름이 없었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부르고 싶은 명칭이나 신검, 수호검으로 불렸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많이 불린 명칭은 이름없는 영웅들의 검이라는 뜻으로 언노운(unknown), 

  이름 없는 검으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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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ols 2016. 9. 6.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