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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배신당하고 또 배신당했다!?

오픈 엔딩~!





 

 




하아.. 혼자도 나쁘지 않네.”

 

파도치는 어느 해안가.

그 위에 홀로 누운 사내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까득...

 

 

그래! 그딴 연놈들이랑 같은 곳에서 살 거 그냥 혼자 사는 게 좋지!”

 

한차례 이를 갈며 벌떡 일어난 사내는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한참을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아 무릎을 끌어안고는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이런 곳에 올 생각은 없었다.

사랑하는 여인과 친구의 사랑.

자신이 다른 일에 시선이 팔린 사이 벌어진

소중한 이들의 배신,

그와 함께 하고 있던 일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어쩌다보니 그 일의 책임을 물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악재의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요트를 빌려 바다로 나온 것 까지는 좋았다.

푸른 바다와 쾌청한 하늘.

하루하루 머리 아프게 하던 전화도 버리고

가식적인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나 홀로 자유로운 바다를 유유히 흐름에

사내는 자유의 기쁨과 재미를 느낀다.

 

너무 좋은 시간만 흘러서 그런 걸까?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우에 요트가 뒤집히고

사내는 간신히 잡은 튜브에 몸을 맡긴다.

끊어지려는 정신을 어떻게든 잡아보려 하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무언가가 머리를 강하게 때렸고

그대로 기절하게 된다.

 

눈을 뜨자 보이는 건 그와 함께 밀려온 것 같은 상자들과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안.

그리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 작은 섬.

주변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푸른 바다와 자신이 밟고 있는 작은 섬뿐.

 

사내는 당황한 마음에 휴대폰을 꺼내려하지만,

출발 전 아무생각 없이 귀찮은 연락을 피하려는 마음에 버려두고 온 것을 기억한다.

한숨을 내쉰 사내는 그 뒤로 멍하니 해안가에 앉아 저무는 해와 노을을 바라보고

이제는 어둡기 만한 주변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여기서 홀로 살아가자!

작은 섬이지만 열매가 자라는 나무들도 있고,

자신이 가져온 상자에는 비상식량이 꽤나 많았다.

운 좋게도 장비들도 함께 딸려 왔기에 급하면 낚시라도 하면 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다짐한 사내는 일단 피로한 정신에 휴식을 준다.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난 사내는 장비들을 꺼내 분류하고

텐트를 쳤다. 주변의 상자들을 쌓아 혹시 모를 바람에 날려가지 않게 하고

비상식량을 분류하여 급한 것 위주로 식사.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는 자신의 모습에 사내는 미소 짓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누군가를 만나 상처받을 일 없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다른 이의 시선 따위 무시해도 되는

파라다이스!!

 

초기의 몇 주간은 평화로웠다.

가끔 독초를 먹고 눕기도 하고,

낚시하다가 돌에 미끄러져 다치기도 했지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대화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사내의 마음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슬픔과 고독함이 자리 잡았다.

그런 감정이 커질수록 사내는 멍하니 지내는 날들이 많아졌고,

어떨 때는 아무것도 하지도 먹지도 않고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돌아가고 싶다

사내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소망을 깨달은 사내는

이제 정든 섬을 떠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고 싶은 가족...

함께 놀고 싶은 친구들...

그리고 자신을 떠났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그녀...

비록 다시 마주하게 될 상처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다른 이들을 보고 싶다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감정이 더욱 커져만 갔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사내의 바람이 하늘에 닿은 걸까

탈출 방법을 고심하던 사내의 눈에 멀리서 한척의 배가 들어온다.

그에 기뻐하며 사내는 한편에 있던 모닥불에 연기를 더욱 많이 나게 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고 티를 벗어 흔들었다.

사내는 발견한 듯, 서서히 다가오는 배의 모습에 사내는 기뻐하고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에 힘차게 배로 달려간다.

 

!!

 

갑작스러운 총성.

배를 향해 달려가던 사내는 다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몸에 힘이 빠짐을 느끼며 그대로 쓰러진다.

쓰러진 사내의 곁으로 다가온 배.

그리고 그곳에서 내린 험상궂은 얼굴의 사내들

비릿한 미소를 지은 사내들은 쓰러진 사내의 상태를 확인했다.

 

나쁘지 않은데? 근육이 꽤나 좋아.”

 

이정도면 상급의 물건이군!”

 

으하하! 아무래도 한 놈이 죽어버려서 문제였는데, 이곳에서 그보다 더한 녀석을 얻게 되는군!”

 

, 빨리빨리 옮기자고! 물건 납품하려면 빨리 가야해!”

 

축 늘어진 사내를 들어 올린 이들은 그를 배의 지하로 던져둔다.

희미한 빛 사이로 사내의 눈에

두려운 눈, 체념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이 보였다.

서서히 닫히는 문과 함께 사내의 정신도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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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ols 2016. 8. 9.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