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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전에 써두고 잊고 있었네.

이걸로 웃는 할아버지는 끝일려나








화창한 어느 아침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이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행렬의 중앙에는 커다란 관을 진 이들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차를 이용해 이동할수있음에도

고집에 고집을 부려 

미소할아버지가 편히 누워 계신 관을 이고지어 가는 이들.

아들 손자 그외 도움을 받은 수많은 이들이 

자신이 들겠다고 나서 결국 관에 하나하나 끈을 연결해 

모두 서로가 연결되어 걷고 있다.


어른들은 나들이 나온 듯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은 그들의 근처에서 뛰어놀며

너무나 평범해보이는 모습을 보이지만

눈을 돌리다 관을 마주하게 되면 멈칫하며

붉어지려는 눈을 애써 다른 곳으로 돌린다.


할아버지가 묻힐 곳이 다가올수록 

그들의 발걸음은 조금씩 느려져만 가고 

어느새 담소도 멈춘 채 멍하니 앞만 보고 나아간다.


도착한 동네의 뒷 산.

평소 주말이면 자주 오르곤 하던 곳.

전망이 잘 보인다며 내가 죽으면 이곳에 묻어달라고

잔소리 하듯이 말하던 할아버지의 옛모습이 떠오른다.

손수 정한 묫자리에 멈춰선 이들은 

삽을 들고 한명씩 한번의 흙을 퍼내고 물어선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들이 함께 함인지

관이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깊은 구덩이가 나타난다. 


조심스레 관을 묻고 한명씩 흙을 덮자

어느새 하나의 봉분이 만들어졌다.

준비한 제삿상을 차리고

각자 줄을 맞춰 한줄씩 절을 올린다. 

절을 하고 어깨를 들썩이는 이들.

담담히 고개를 숙이지만 고개를 들자 눈물을 흘리는 이들.

약속을 잊은 듯 크게 우는 이들.

각자의 방식으로 할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이들.

하지만 마지막 열의 사람들이 절을 할때에는

모두가 힘겹게 미소를 짓고 있는 이들.


순간

구름 한점없이 맑던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머리로 떨어지고 얼굴을 타고 흘러 땅으로 떨어지는 물방울들.

비를 맞으며 하늘을 보는 그들.

고개를 내려 무덤을 바라보자

입은 웃고있지만 

그들의 눈에선 비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내 그리 울지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떠나갈 채비를 하던 이들의 귀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평생을 잊을 수 없는 이의 목소리에

모두가 놀라 시선이 향하고 

봉분 위 하얀 옷을 입고 앉아있는 할아버지를 바라본다.

언제나와 같은

마음을 편히 해주는 미소를 지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들 놀라면서도

자연스럽게 주저앉아 절을 하고

이를 보며 조용히 미소지은 노인은 

하늘을 바라본다.


"울지말고 웃으렴.

 복이와서 웃음짓지말고,

 웃음을 지으며 복을 맞이하거라.

 눈물은 슬픔을 흐르게 하는 길이지만,

 웃음은 행복을 부르는 노래 소리란다."


여전히 고개를 들지못하는이들을 바라보다 서서히 흐려져 사라지는 노인.

그제야 고개를 든 이들은 자신들이 단체로 환상을 본것인가

혼란을 느끼면서도

그의 말을 기억하며 이전과 다른

진정한 행복을 담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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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ols 2016. 7. 7.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