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시끄러운 새소리가 들리는 아침.
갑작스럽게 울리는 알람소리에 놀라 일어나는 사내.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크게 하품을 하며 일어난다.
잠시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다가 크게 기지개를 키곤
알람이 울리는 폰을 집어든다.
'빨리 일어나 아침이야.'
'어쭈? 답장 없다? 아직 안일어난거야?'
'또 회사 지각하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일어나도록.'
"1분단위로 보냈군. 그렇게 못미더운건가?"
문자의 내용을 확인한 사내는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기분은 나쁘지 않은 듯
작게 미소를 짓고 화장실로 향했다.
간단히 세안을 하고 주방으로 향하는 사내.
냉장고를 열려다 문에 붙은 포스트잇을 발견한다.
여기저기 손때가 뭍고 접착력이 다한 듯 테이프로 붙여진 포스트잇.
'당신 좋아하는 카레 해놨으니 반드시 먹고 가도록!'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한숨을 쉰 사내는
조심스럽게 포스트잇을 때어내곤 식탁 위 작은 상자에 넣었다.
냉장고를 열어 카레가 담긴 작은 통을 꺼내 전자렌지에 돌리고
밥솥에서 밥을 퍼 카레에 비벼먹곤 다시 방으로 향한다.
옷장으로 다가가자 보이는 3장의 포스트잇.
'매일 같은 옷만 입지마.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
'제발 그 이상한 캐릭터 그려진 옷 입지마!'
'입은 옷은 바로바로 세탁기에 넣을 것. 나중에 빨래할때 일일이 찾기 힘듬.'
냉장고에 붙어 있던 것과 같이 테이프로 붙여진 포스트잇에 작게 웃는다.
옷장을 열자 같은 색, 같은 형태, 같은 브랜드의 옷들이 걸려있고
사내는 고민하는 듯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하나를 골라 꺼내 입었다.
옷매무새를 다듬은 사내는 옷장의 포스트잇도 조심스럽게 떼어
방에서 나와 식탁 위 상자에 고이 모셔두곤 현관으로 향한다.
'일기예보 확인했지?
나 여행갔다고 아무생각 없이 나가고 하지마.
잘 다녀와. 사랑하는 여보가.'
"하하. 다녀올게."
현관문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에 작게 웃은 사내.
다른 것들과 달리 코팅까지 되어 붙어있는 포스트잇을
잠시 쓰다음은 사내는 작게 웃고는 밖으로 향했다.
바쁜 하루의 일과.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고객을 만나 회의를 하는 사내.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가끔 자리에 앉아서도 모니터의 문서를 검토하며
하루의 시간을 보낸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울리는 진동.
'나 없다고 밤새 술마실 생각 말아.
집에 갔을때 술냄새 조금이라도 나면 국물도 없어!'
"김부장님, 오늘 한잔 하시겠습니까?"
어느새 다가온 한과장이 소주를 마시는 모션을 하며
말하자 사내는 미안한 듯 웃으며 문자를 보여주었다.
"하하.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아내가 집에 빨리 들어가라는군."
"아... 이거이거 아직 아내분게 잡혀사시는 겁니까? 가끔은 반항도 하셔야죠!"
"하하. 미안하구만. 그래도 그냥 갈수는 없으니, 1차는 이걸로 쓰게나."
미안한 듯 회사 법인 카드를 내미는 사내에 한과장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받아들곤 다음에는 꼭 마시자며 재차 약속했다.
회식에 들뜬 부하 직원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 하던 사내는
다시한번 문자를 보며 웃곤 물건을 챙기고 일어났다.
"그럼 다들 내일 봅시다."
"수고하셨습니다, 부장님!"
다른 이들의 인사를 받으며 회사를 벗어난 사내.
집으로 향하던 중 꽃집에 들린 사내는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히야신스와 백일홍, 백합 한송이 씩을 골랐다.
"꽃을 좋아하시나 봐요?"
"하하. 아내가 좋아해서요. 가끔 이런 선물 주면 좋아하더군요."
꽃집을 나서 마트에 들려 다른 식료품과
간편 조리 카레 여러개를 카드에 담아
계산하곤 집으로 향했다.
"여보, 나왔어."
열쇠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며
자연스럽게 말하는 사내.
어둡기만한 내부와 조용함에
사내의 눈이 흔들리고
힘없이 손을 들어 눈가를 가린 채
가만히 서있는다.
살짝 붉어진 눈으로 집으로 들어온 사내.
식탁 위 꽃병의 꽃들을 자신이 사온 꽃들로 교체하곤
이전의 꽃들은 배란다의 한켠,
말라있는 다른 꽃들의 위에 두었다.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로 저녘을 해결하곤
간편 요리 카레를 아침에 먹고 씻어둔 통에 옮겨담아
냉장고에 넣곤 거실로 향한다.
멍하니 TV에 시선을 고정한 사내.
아무런 미동도 없이 TV를 보던 사내는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을 들었다.
'친구들과 신나는 파티 중!
또 늦게까지 책이나 TV보지 말고 빨리 잘 것!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여보?
빨리 보고 싶다!'
친구들과 찍은 한장의 사진과 문자.
흐믓하게 웃으며 화면을 클릭하며
저장하기를 하자 뜨는 창.
'같은 이름의 사진이 있습니다.
덮어씌우기겠습니까?'
웃고있던 얼굴이 무표정해지는 사내.
예를 누르고 폰을 끄고 TV를 끄곤 식탁으로 향한다.
작은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 포스트잇을 꺼낸다.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원래의 위치에 붙이는 사내.
재대로 붙었는지 확인한 사내는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테이프로 한번도 고정하곤
침실로 향한다.
잠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폰으로 멍하니 문자 예약을 해두고
몸을 모로 돌리는 사내.
그의 어깨가 살짝 떨릴뿐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방은 어둠으로 감쌓여갔다.
아래는 소재이올시다
-여러번 땠다붙여 오젠 접착력을 잃은 포스트잇
-테이프를 이리저리 붙여 계속 쓴다
-나알아서하는대 이런거나 붙이고
-떠나간 아내가 남긴 포스트잇
이거 뭘보고 생각난거더라....
기억하기로는 회의할때 쓰기 편한 포스트잇 사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적게 된걸로 기억.
어떻게 이렇게 연관시킨건지 모르겠구만....
해석하자면,
아내는 여행을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사내는 아내를 그리워하다가 먼 여행을 떠났다고
스스로 세뇌.
이를 위해서 그녀가 여행가기전 남긴 포스트잇들을
매일 잠들기전 붙여서 아내가 떠나간 날을 그리워하고
문자도 똑같이 예약하고 받으면서 보내는 거죠.
회사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그가 너무 힘들어할것을 걱정하여
그의 아내가 아직 살아있을때처럼
연기를 하고 있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
옛날에 꽃말을 소재로 해서 글썻던게 기억나서
꽃을 넣어봤는대... 꽃말이 이거랑 맡는건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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