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옛날 어느 왕국의 왕이 있었다.
그는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작은 왕국을 제국으로 성장시켜
다른 왕국들 위에 군림하여 대륙을 일통했다.
그와 관련된 수많은 신화들이 나타났고
그를 향한 수많은 이들의 칭송이 대륙을 떠돌았다.
대륙을 일통하고 황좌에 앉은 황제는
그때부터 한가지에 집착을 하기 시작한다.
수많은 학자들에게 불사에 대한 연구를 명했고
수많은 병사와 장수들을 전국으로 보내었다.
대륙을 떠돌며 장수에 도움이 되거나
불사를 이루어준다는 보물이 있다면
천금을 주고서라도 구해오도록 지시했다.
어느날
불사에 집착하는 황제를 보며
한 신하가 물었다.
"폐하, 어찌하여 불사에 집착하십니까?"
신하의 물음에 황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그리 불사에 집착하느냐?
그대가 보기에 왜 그런 것 같은가?"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들어올리자
그의 옆으로
수많은 금은보화가 눈에 보였다.
"수많은 금은보화가 아쉬워서?
이 정도의 금은보화야
잠깐 귀족들을 압박하고
아직 남아있는 다른 나라를 약탈하면
금방 모을 수 있다네."
왼팔을 들어올리자
그가 평생을 바쳐 이룬 업적들이 작성된
책과 상징적인 동상들이 보였다.
"내가 쌓아온 업적들이 아쉬워서?
지금부터 1년만 마음먹고 움직이면
내가 이룬 것 그 이상을 이룰 수 있다네."
그가 앞을 바라보며 손을 뻗자
대전에 서있던 모든 이들이 무릎을 꿇는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쉬워서?
지금도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이들이 있고
내 명만을 따르는 이들이 있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
그에 신하는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그럼 어찌하여 불사에 집착하시는 겁니까?"
황제는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찌하여 집착하는가....
궁금하면 따라와보게나."
시간이 지나
성을 빠져나갈 수 있는 비밀 통로 앞에
일반 평민의 복장을 한 황제와 신하가 나타났다.
이리저리 떠돌던 둘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멈춰
시선을 돌린다.
누군가 죽은 듯
검은 옷을 입은 수많은 이들이 있는 어느 장례식장
밖으로도 들리는 수많은 이들의 통곡소리
그 사이사이 보이는 넋을 잃은 이들의 모습
황제는 그들을 바라보며 슬픈 미소를 짓고
자신을 따라온 신하를 바라보며 말한다.
"내가 죽으면 내 소중한 이들도 저리 울겟지.
내가 떠남에 놀라고 슬퍼 넋을 잃겟지.
죽으면 무가 남냐고?
남아있는 이들에 슬픔이 남는 다네."
황제는 슬픈 이들의 통곡소리와
그들의 굵은 눈물방울에도
그저 맑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죽기 싫다네.
아니 적어도 내가 아는 이들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는....
내 소중한 이들이 슬퍼하는 것보단
내가 살아남아 그들이 죽는것보며 울고싶다네.
그들이 떠나며 남긴 슬픔을 받아 가슴에 숨기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안심하며 떠날 수 있게.
그리고 아무도 내가 누군지 모를 때,
그 슬픔을 모두 안고 떠나고 싶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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