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god-보통날' 을 듣고 작성
짹짹짹....
창밖으로 들려오는 새소리에 졸린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멍한 정신으로 잠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다시 잠들지 않기위해 머리를 흔들고 길게 하품을 하곤 밖으로 나온다.
집 앞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떠 세수를 한다.
“으 차가워라...“
얼음같이 차가운 물에 살짝 몸을 떨고 목에 걸고 있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집 뒤에 마련된
작은 텃밭으로 이동한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싱싱해 보이는 녀석을 고르고 나무 우리에서
아직 따뜻함이 느껴지는 달걀을 집어 든다.
꼬꼬댁!!
“에비~에비~”
오늘도 주인을 못 알아보고 공격성을 내보이는 녀석들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집안으로
들어온다. 뒤에서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리지만 가볍게 무시하자.
탁탁!
치이익~ 지글지글....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시작된 아침 준비.
간단한 샐러드와 계란, 햄으로 가볍게 아침을 해결하고 포만감에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거실에
드러눕는다.
‘아아...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잠이 오냐?’
이대로라면 다시 잠들 것을 알기에 뺨을 몇 차례 때리곤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나 낡은 목검을
들고 밖으로 향한다.
“흠... 목검을 새로 사야겠네. 너무 낡았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목검을 들고 우물가 옆 공터에서 힘차게 검을 휘두른다.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사선으로 등등 간단하지만 정확한 속도와 힘으로 검을 휘두른다.
노곤하던 몸에 기분 좋은 피로감을 느끼며 집으로 들어간다.
활과 화살을 챙겨 멀리 떨어지지 않은 숲으로 향한다.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숲을 나아가가며 들려오는 새소리와 향긋한 풀 내음에 작게
미소를 그린다.
‘언제 봐도 아름답군....’
언제나 하는 생각에 작게 웃곤 덫을 놓아둔 곳들을 둘러보지만 모두 허탕.
뭔가 힘 좀 있어 보이는 놈이 건드린 듯 망가진 함정들에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는다.
‘덫을 조금 더 손봐야겠군.’
덫의 위치를 수정하고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 숨긴 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간다.
부스럭....
슥...
살짝 들려온 소리에 긴장하며 몸을 낮춘다.
조용한 주변...
작게 들려오는 새소리에 살짝 몸을 들어 앞을 보자 작은 토끼 한마리가 폴짝 폴작 뛰며 주변을
둘러본다. 냄새를 맡는지 씰룩거리는 코를 보며 살짝 웃고는 어느새 시위에 거린 활에서 화살을
빼 통에 집어넣는다.
“아아... 오늘은 허탕이네?”
작게 속삭이며 여기저기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사냥감에 터덜터덜 숲을 벗어난다.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상인들의 목소리.
이런 산골에서는 보기드믄 여러 물품들의 모습에 모두들 호기심에 기웃거리고
상인들은 그런 그들에게 물건을 팔기위해 열변을 토하듯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다 보이는 무구가 펼쳐진 판매대로 다가가자 다른 마을 사람들이 아는
채를 하며 손을 들어 인사 한다. 작게 고개를 숙이거나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그들 틈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다 보이는 목검 한 자루.
‘오... 꽤나 심혈을 기울였는데?’
뭐... 목검에 심혈을 기울이면 얼마나 기울이겠느냐 만은, 목검이란 진검을 들기 전 드는
하나의 통과 의례라는 생각을 가진 나로썬 목검하나도 함부로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자신만의
생각을 하며 값을 치르곤 미소 짓는다. 조금 더 주변을 둘러보다가 마을에 유일한 식당인
'캔의 맛 집!!'이라는 가게로 들어간다.
점심과 저녁 중간이라 그런지 할 일없는 이들이 있었고 나를 보곤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다가가자 생각을 읽은 듯 가볍게 주먹을 휘두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잡다한 소문과 일상얘기지만 할 일없는 우리에겐 그런 것도 하나의
재미거리. 누구랑 누구가 사귄다느니, 누구네 집에 무슨 일이 있다느니 하는 시답잖은 이야기도
잠시, 어느새 붉은 빛으로 물든 하늘을 확인한 나는 작별인사를 하고는 집으로 향한다.
장비하고 있던 활과 화살들을 창고에 두고 오늘 구매한 목검을 들고 집 안으로 향한다.
잠시 새로 산 목검과 낡은 목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고민....
‘...갑자기 바꾸면 어색하겠지?’
짧은 고민을 하고는 낡은 목검을 다시 원래의 자리에 두고 새로 산 목검은 한편에 마련된
여러 목검이 든 나무통에 무심히 넣는다.
저녁을 해결하고 노곤한 정신으로 거실에 마련된 모닥불 앞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엉이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다.
멀리 보이는 3개 달을 보며 책에 책갈피로 표시를 해두고 침대로 향한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실 끊긴 인형처럼 침대에 쓰러진다.
그 상태로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돌려 탁자를 바라본다.
"...아~ 잊고있었네."
작은 탁자위에 있는 손바닥만 한 사진을 발견한 나는 놀란 음성으로 사진을 들어올렸다.
사진에는 나와 어떤 여인이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바라보고 있다.
"하하. 이런저런 할일이 많다보니 잊고 있었네. 이거 나도 대단한대?
잊어달라던 너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벌써 이렇게 너를 잊다니."
사진을 들고는 핑계를 대듯이 과장된 몸짓으로 변명을 내뱉는다.
"오늘 아침에 꼬꼬 녀석이 내 손가락을 물지 뭐야? 확!! 잡아먹을까 했지만... 나의 아침 달걀을
준 걸 생각해서 용서를 해줬지! 절~대 네가 귀여워하던 녀석이라 살려준 건 아냐 진짜로!"
그녀가 귀여워하던 꼬꼬 녀석... 작은 병아리 때는 제법 귀엽더니 좀 크더니 그녀에게 다가가면
공격하려 했던 녀석. 분명 밥주고 씻겨주고 챙겨주고 했던 건 나였는데...
"아아... 아쉽게도 오늘은 아무것도 못 잡았어. 아무래도 네가 가르쳐준 덫 놓는 법이 잘못된 거
같아. 그럼그럼. 내가 잘못 배웠을 리가 없지. 쳇, 토끼 하나를 보긴 했는데, 그 녀석을 잡을 걸
그랬나?"
작은 동물이 덫에 잡히면 풀어주곤 했던 그녀. 새하얀 토끼나 작은 다람쥐, 큰 눈망울의 사슴
등을 보면 ‘꺄꺄~!‘거리며 만지고 안아주던 모습들.
"아! 오늘 찰스 녀석이 재밌는 말을 해주더라고, 슈리 알지? 그 여관집 딸 있잖아. 글쎄 그
아이랑 결혼한다고 하더라고!? 말이 되? 5살 차이인데! 그놈도 참 대단해."
이런저런 시답잖은 말에도 즐거워하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던 이제는 떠나간 그녀...
"이런,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네...."
전보다 더 높게 떠오른 창밖 달의 모습에 잠시 멍하니 바라본다.
"...하..하하하!! 이제 얼마 후면 사진을 봐도 못 알아보겠지!? 그럼그럼. 네가 원하던 소원인데
내가 이루어 줘야지! 걱정마! 내가 금방 너를 잊어.. 줄 테니깐... 기대하라고!"
입가에 커다란 미소를 짓고는 탁자위에 사진을 고이 올려두고 침대에 눕고는 아까전의
친구들과의 대화를 기억하며 실없는 웃음을 짓곤 몸을 뒤집는다.
"하하..하.. 크흑...."
잊을 거다.
내가 사랑했던 그녀를.
함께 눈을 뜨고 함께 식사를 하던 일상.
함께 수련 하고 서로에게 배우던 나날.
언제나 함께 한다고 말했지만 이젠 만날 수 없는 그녀.
자신을 잊기를 바라던 그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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