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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이어진 우정

공부 잘하는 범생이

그냥 놀기만 하는 까불이

싸우기 좋아하는 상처 많은 싸움꾼

먹는것을 최고로 여기는 먹보

그리고 그저 평범한 나




매일 아침이면 울리는 자명종 소리

몽롱한 정신으로 깨고

간단하게 세수하고 교복 입고 

조용한 부엌에서

홀로 빵 한조각을 우물거리며

시작되는 평범한 하루




마지막 빵조각을 삼키고

집 안이 고요해지면 울리는 작은 초인종소리.

그 작은 소음에

어느새 내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옆에 내려둔 가방을 집어들고

현관문으로 달려간다.




문을 열면 보이는 친구들의 모습

서로 티격태격하는 까불이와 싸움꾼

한손엔 빵, 한손엔 우유를 든 먹보

손흔들며 미소짓는 범생이

그리고 미소지으며 나오는 나 

언제나 함께하는 친구들.




웃고 대화하고 장난치고

언제나 행복을 느끼게 하는 

친구들을 만남에 매일 밤이면 

신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곤 했다.

아침에 만나 함께 즐기고

학교를 마치면 피시방, 노래방으로 달려가고

그런 즐거운 시간들은 

언제나 빨르게 흘러가고

모두가 헤어져야하는 시간



서로 손흔들어 인사하고

친구들과 헤어져 돌아온 집안.

아무런 소리도, 빛도 없는 모습.

문을 열고 들어서며 혹시나하는 인사.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요한 집안.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조용한 집안.

평소처럼 어두운 현관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 교복을 벗고 

간단히 저녘을 해결하고 책상에 앉아

책을 보거나 잠깐 시간을 보내고

잠옷을 입은 뒤 눕는다.




어느새 잠들었을까?

창 밖은 이전보다 어둡고

시계는 늦은 밤을 알리고 있다.

조용한 집안....

간단히 화장실에 갔다가

되돌아 오는 길에 보이는 

빛이 흘러나오는 부모님의 방.




인사라도 드릴까 하는 생각도 잠시

어느새 불이 꺼져 다시 어두워진 집 안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다시 잠이 들려고 노력한다.




반복되는 일상

매일매일 즐거운 나날이지만

어느새 하나둘 멀어져가는 친구들

대학, 공부, 취업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친구들

그리고 변하지 않는 일상을 보내는 나....



언제나와 같은 어두운 집안에서

나의 길을 모른 채 보내는 시간들.

늦은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을 때면 아침마다 울리던 

초인종소리가 그립다.



친구들과 만나 

아무런 걱정없이 보내던 나날들

그 날마다 작게 울리던 작은 소음

초인종소리가 오늘따라 더 그립네



서로 전화는 나누는데

왜이리 얼굴은 보기 힘든 건지...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보니 더 그립구나.

멍한 정신으로 꺼내든 전화기

그곳에 작게 웃으며 적어보는 글.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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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ols 2016. 2. 17.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