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늘을 보는 남자
푸른 하늘과 바다가 내다보이는 모래사장.
청바지에 흰 반팔 티를 입은 청년이 멍하니 앉아 왼손에 고개를 괴곤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 청년의 뒤로 또 다른 청년이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뭐하나?”
“준형이냐? 하늘보고 있지.”
어깨에 올려 진 손에 청년, 운영은 고개를 뒤로 젖혀 준형을 보며 미소 짓고,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기지개를 켜곤 바지에 뭍은 모래를 털어냈다.
“질리지도 않냐? 일주일에 3~4번은 보면서.”
“글쎄.... 자주 보는 하늘이지만 볼 때마다 바뀌니 딱히 지루하지도 질리지도 않는다고 할까?”
그리 말한 영윤은 옆에 내려둔 가방을 들어 안에서 둘둘 말린 종이를 꺼내 펼쳤다. 앞으로
내다보이는 바닷가의 풍경 그리고 그 가운데 어려 보이는 한 소녀가 이편을 보며 웃고 있는
그림. 그림을 본 준형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고, 영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림을 보다가 어느 순간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향해 그림을 펼쳐 보였다.
“부디 그대에게 닿길!”
한차례 크게 외치고 어느새 꺼내든 라이터로 그림의 끝에 불을 붙이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손을 놓았다. 바람에 날아간 그림은 떨어지지 않고 완전히 불에 타 재가 될 때까지
날아가 사라졌다. 검은 재가 되어 날아간 그림에 아무런 아쉬움이 없는 듯 영윤은 가방의
지퍼를 잠그곤 여전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준형의 어깨를 툭 치곤 걸어갔다. 잠시 재가
날아간 방향을 보던 준형도 그의 귀를 따르며 물었다.
“아깝지 않냐? 열심히 그린건대.”
“별로. 이미 스캔하고 카메라로 찍고 해서 소장용을 만들어 뒀거든. 뭐... 원본이라 조금
그렇긴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그림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할까?”
“하! 누가 보면 네가 그 애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생각하겠다?”
“그런가? 뭐, 틀린 말은 아니지. 넌 나가 놀 때 난 그녀와 시간을 보냈으니깐.”
“에라이!”
미소 지으며 말하는 영윤에 준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어깨동무를 하며 힘을 주면서
같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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