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새로운 업데이트를 적용한다!!
물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이제 플레이어 캐릭터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 그럼 특정 하이퍼가 아닌 개별적인 존재로 진행할 수 있는 건가?”
하이퍼 유니버스에 접속한 폴은 새롭게 업데이트된 내용을 확인하다 흥미로운 문구를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알렌이나
그린핏불 등의 특정 하이퍼로 진행되던 이야기가 플레이어 고유의 캐릭터로 진행된다는 내용. 흥미를 느낀 폴은 바로 이야기 팝업을 오픈했고, 그 중 ‘악당이 부족해’를 터치했다. 이야기를 터치하자 팝업이 등장했고, 각각 ‘하이퍼로 진행’ ‘플레이어로 진행’ 버튼이 배치되어있었다. 고민하던 폴은 자유롭게 하자는 마음으로 ‘플레이어로 진행’을 터치하여 실행했다.
“오.. 정말이네.”
“하아...”
“음? 제니퍼?”
“어라? 폴이네?”
개인룸에 홀로그램이 펼쳐지며 하이퍼 유니버스의 로비가 펼쳐졌고, 폴은 자신이 커스터마이즈한 캐릭터가 그대로 있는
것에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숨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로비 의자에 제니퍼가 우울한 얼굴로 앉아있었고, 폴의 목소리에 제니퍼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뭐야, 걱정이라도 있어?”
“걱정? 걱정이라...
그럼. 아주 큰~ 걱정이 있지.”
옆으로 와 앉으며 묻는 폴의 말에 제니퍼는 다시 한 번 큰 한숨을 내쉬었다.
“악당이 부족해....”
“음?”
“악당이 부족하다고!
이전에는 10분마다 나가서 잡아야 했는데,
지금은 1시간이 지나도 호출이 없다고!”
“....악당이 적으면 좋은 거 아냐?”
이야기를 진행함에 따라 폴에게 기본 대사와 상황 설명이 주어졌고, 폴은 그에 맞춰서 변형하여 대사를 내뱉었다.
“좋지 않아! 아니, 악당이 적으면 좋지.
아냐! 안 좋아!”
“...뭐라는 거야?”
“곤란하다고!
하루에 악당 10명씩 잡으라고 할아버지랑 아빠랑 약속했는데!
할당량을 못 채우면 엄청난 잔소리가...
으으....”
“아. 그 츤데레 아저씨들?”
예전 감상했던 제니퍼 이야기를 기억한 폴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고, 제니퍼는 이 녀석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다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하아. 아직 3명이나 더 잡아야하는데.
그 많던 악당들이 어디로 간 거냐고!
빨리 나와야 잡고 나도 편하게 훈련을 할 거 아냐!!“
“숙제에 시달리는 영웅은 무섭구만.”
“악당.... 악당....
그래... 악당이 없다면 만들면 되는 거야....
이거 좀 들어줘.”
무어라 작게 중얼거리던 제니퍼는 눈을 빛내며 폴을 바라보았고, 그를 향해 뚜껑이 열린 물병을 건넸다.
“음...? 웬 물병.
엇!?”
“물 쏟았다! 나쁜 짓을 했어! 넌 악당이야!”
폴이 물병을 잡자 제니퍼가 손으로 툭 쳤고, 가볍게 쥐고 있던 물병이 떨어지며 안에 담겨있던 물이 바닥에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충혈된 눈을 한 제니퍼가 자리에서 일어나 폴을 향해 손을 뻗었고, 폴은 기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로비를 달려갔다.
“야 이! 그런 억지가!
잠깐 멈추라고!”
“악당 잡아라!!”
“으아아! 이야기 종료!”
‘아직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 않았습니다.
제니퍼의 고민을 해결하세요.’
“뭐야!? 잡혀서 맞으라는 거냐!?”
“순순히 멈춰라, 이 악당아!!”
“제기랄!!!”
‘새로운 업데이트로 다른 이야기를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
“우왓! 시...실행해!”
“잡았다!!”
“어? 제니퍼 언니! 폴 오빠!”
“아..아이샤!”
“어라? 아이샤네?”
폴의 외침과 동시에 제니퍼가 폴의 목덜미를 잡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닿으려는 순간, 옆에서 아이샤가 등장했고, 흥분 상태였던 제니퍼가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하아.. 하아... 죽는 줄 알았네.”
“술래잡기 한 거야?
나도 술래잡기 할래!”
“그럴까? 폴은 잡아서 혼내주면 되!”
“아냐!!”
다시 폴을 향해 손을 드는 제니퍼에 폴은 고함을 쳐서 저지한 뒤 벽에 기대 앉아 숨을 골랐고, 아이샤는 제니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말했다.
“그러고 보니, 제니퍼 언니 정말 귀여운 거 같아!”
“네...네가? 하하... 그런 말 처음 들어보네.”
“와... 아이샤 뭐 잘못 먹은..
억!”
“시끄러.”
어이없다는 얼굴로 말하던 폴은 아이샤가 보이지 않은 위치에서 휘두른 제니퍼의 주먹에 옆구리를 맞으며 다시 주저
앉았고, 아이샤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이어서 말했다.
“그 빨간 가면도 귀엽고, 팔랑거리는 망토도 귀엽고!
옷도 귀여워! 너무너무 귀여워!”
“흠흠. 조...조금 쑥스럽네.
고마워, 아이샤!”
“아우... 아파...”
“하이퍼 유니버스에는 귀여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좋아!
야이샤는 귀여운 거 되게 좋아해!”
“귀여운 사람이 많다고?”
“음... 귀여운 하이퍼라면 핑키 아닐까?
그 외에 생각나는 하이퍼가.... 있나?”
아이샤의 말에 폴과 제니퍼는 알 수 없다는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핑키도 귀엽고, 투스랑 톱스도 귀여워!
투스는 팔다리가 짧아서 귀엽고, 톱스는 이것저것 잘 먹어서 귀여워!”
“음... 그렇게 바라보면 귀엽긴 할 것 같네.”
“여기저기 사고치는 녀석들이라 문제지.”
“또... 그린핏불도 귀여워!
목에 달린 목걸이를 보면 막 아이샤가 키우는 강아지도 생각나고,
웃을 때 입도 귀엽고, 머리에 달린 꽃도 무지무지 귀여운 것 같아!”
“그린핏불이 귀엽긴 하지.”
“엑!? 폴 너 취향이....”
“뭔 생각을 하는 거야!?
그냥 달릴 때 팔 흐느적거리고 하는 게 나풀거리는 천 같아서 귀엽게 느껴질 뿐이야!”
“특이한 놈....”
“에라이! 그럼 제일 귀여운 하이퍼는 누구야?”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제니퍼에 폴은 화제 전환을 위해 아이샤에게 물었고, 아이샤는 잠시 고민하는 얼굴을 하다
눈을 빛내며 말했다.
“커즈아이! 제일 귀여운 건 역시 커즈아이야!”
“잘 못 들은 건가....?”
“커... 커즈아이가 귀엽다고!?
저기 보이는 저 괴물!?”
“뀨?”
폴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건가 하는 눈으로 제니퍼를 바라보았고, 제니퍼는 어느새 복도 끝에서 나타난 커즈아이를
가리키며 외쳤다. 제니퍼가 자신을 가리키자 커즈아이는 작은 소리를 내며 몸체를 갸웃했다가 그들을 지나쳐갔고,
아이샤는 재밌는 듯 웃으며 말했다.
“봐! 얼마나 귀여워!
눈알이 하나인 것도 귀엽고,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도 무지무지 귀여워!
커즈아이가 제일 귀여운 것 같아!”
“좋겠다. 귀여움으로 커즈아이랑 그린핏불, 투스톱스랑 동급이네.”
“.....아이샤 어디 가서 나 귀엽다고 말하지 말아줄래?
어쩐지 기분이 이상한 것 같아.”
“에? 언니 어디 아파? 아이샤가 약 가져다줄까?”
“아.. 아냐. 괜찮아. 그냥 조금....
하아.”
“풉..!”
“...악당을 잡아라!”
“야 이! 나한테 화풀이냐!?”
“악당을 잡아라!!”
“술래잡기하는 거야? 아이샤도 할래!”
“아니..! 으악! 눈덩이는 반칙 아냐!?”
“악당 주제에 말이 많다!”
“와! 악당이다!”
“제길! 이야기가 이상해졌어!”
처음 만났을 때처럼 우울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는 제니퍼에 폴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고, 제니퍼는 우울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얼굴에서 분노가 깃든 얼굴이 되더니 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도망치는 폴과 그 뒤를 쫓는 제니퍼에
아이샤는 술래잡기로 착각하여 뒤를 따라갔고, 한동안 로비에는 도망치는 폴의 비명소리와 분노에 찬 제니퍼의 목소리,
즐거움이 깃든 아이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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