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음.... 초기 구상과 다른 듯 한 느낌.
작은 초롱불만 빛나는 어느 방안.
먼지쌓인 상자들 사이에 한 남성이 작은 사진첩을 매만지고 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아이,
누운 채 웃고있는 아이,
힘겹게 몸을 뒤집으려는 아이.
다양한 모습과 행동을 하는 아이의 사진.
남성은 슬픈 미소를 지은 채, 다정하게 사진을 쓰다듬는다.
"여보, 아직도 울고 있어요?"
"아.. 당신 왔어?"
어두운 방의 문이 열리며 새어 들어오는 불빛과
그곳에 보이는 그의 아내.
방안으로 들어온 아내는 그가 들고있는 사진을 보며 같이 미소짓는다.
그가 건낸 사진첩을 받아 그와 같이 매만지는 아내.
그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다른 사집첩을 꺼낸다.
약간 낡은 사진첩.
첫장의 아기의 모습에서 어느새 자라 소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청년의 모습을 한 사내의 사진들.
마지막장을 넘기자 아무것도 없는 빈 장만이 있다.
그가 사진첩을 닫으려는 순간 작은 빛과 함께 한장의 사진이 추가된다.
검은 양복을 입고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서있는 사내.
앞을 보며 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모습에
사내또한 따라 미소지으며 사진첩을 덮는다.
"우리 아이... 좋은 사람에게 갔겠죠?"
"그럼. 그렇게 작고 예쁜 아이를 싫어할 사람이 있겠어?"
"그렇겠죠?"
"걱정마, 여보. 그 아이는 우리와는 다른 아이니깐."
사내의 말에 아내는 순간 눈물을 흘리며 사진첩을 꼭 끌어안고,
사내는 그런 아내는 조심스럽게 품에 안는다.
죽은 아기는 저승으로 향한다.
현실과 너무나 동일한 곳, 그 곳에서 자신과 같은 이들과 자라난다.
다양한 지식을 얻고, 20살이 되면 운명으로 이어진 이성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행복을 알아가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가지게 되고,
아이는 1년 뒤, 부부의 곁을 떠나간다.
현세의 부모의 품으로.
너무나 어리기에 저승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들.
저승에 적응되어 현세로도 갈 수 없는 이들.
그들은 오늘도 그곳에 남아, 아이들에게 짧은 행복을 알려주고
그들의 행복이 이어지길 빈다.
아래는 그냥 느낌대로 마구 쓴 거
작디작은 씨앗들아.
곱디고운 꽃잎들아.
너희들은 어찌하여 이곳에 있느냐?
힘차게 울어야 할 너희들이,
곤히 잠이 들어야 할 너희들이,
밝게 웃어야할 너희들이.
어찌하여 이곳에 있느냐?
어인 일로 이곳에 있느냐?
사랑받지 못한 슬픔,
버려져 버린 슬픔,
잊혀져 가는 슬픔.
모두 잊을 수 있다면 어찌 좋을꼬.
모두 거짓이라면 얼마나 좋을꼬.
이곳에서는 힘들지말길.
이곳에서는 슬프지말길.
이곳에서는 괴로워말길.
행복만 느끼고
언제나 웃으며,
사랑을 나누거라.
그리고 전해주렴.
그 아이들에게.
너희가 느낀 행복을.
너희가 느낀 기쁨을.
비록 짧은 인연이라도,
그 아이들에게 슬픔이 아닌
행복을 알 수 있게 해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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