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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공부하고 놀고

같이 점심을 먹고 보내는

학교에서의 하루

하교시간이 다가오자

어두워져 가는 하늘

조금씩 내려오다가

어느새 수없이 떨어져 내리는

작은 빗방울들

 

수업을 끝내고 내려오자 보이는

수많은 이들

자신의 아이들이 비 맞지 않게 하려

우산을 들고 온 어머니, 아버지들

 

하늘을 보고 비를 보고

손 흔드는 친구들에 인사하고

모두가 떠나가고 조용한 학교

벽에 기대어 멍하니 서 있다.

다시 한 번

하늘을 보고 비를 보고

자신의 빈손과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며

곧장 앞으로 달려 나간다.

 

차가운 빗방울을 맞지 않으려 뛰지만

서서히 발걸음이 느려져만가고

머리 속을 조금 전 모습이 떠오른다.

 

우산을 든 친구의 부모님들,

웃으며 달려가는 친구들,

함께 떠나가는 그들....

 

그리고 홀로 남아 있던 나

아무도 찾아오지 않음에

어느새 비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방울이 흘러내린다.

거칠게 눈물을 닦아 내고

다시 달려 나가는 뜀박질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집

 

환한 창가를 보자 왜인지

다시 물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얼마나 자리에 서있었을까

언제부턴가 느껴지지 않는 빗방울

고개를 들자 보이는 푸른 하늘이 아닌

하늘색의 우산

그리고 뒤를 보자 보이는

우산을 나에게 씌어 주고

비를 맞고 계신 어머니

 

자신을 찾아오지 않은 서러움일까

지금이라도 마주하게 된 기쁨일까

이전보다 많은 물방울이 뺨을 타 흐르고

어느새 소리 높여 울며 품에 안긴다.

 

그런 나의 등을

토닥여 주시는

어머니의 손길

 

어느

비오는 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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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ols 2016. 2. 13.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