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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선 무서워서 못타는 것들도 게임에서는 자유롭게!





   스케이트는 처음 타보네.”

 

  앞에 있는 스케이트보드를 바라보던 폴은 조심스럽게 오른 발을 올리고 왼 발을 들어보았다. 이리저리 몸이 흔들릴 것 같은 예상과 달리 게임 내 시스템이 보정된 듯 자동으로 균형이 잡혀 보드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 신기하다.”

 

  보드 위에서 몸을 기울이고 거의 엎드리다시피 몸을 숙여도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나 보드 이동에 어려움이 없었고 폴은 신기해하며 이런저런 묘기들을 부리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어떤 움직임, 어떤 행동을 취해도 보드에서 떨어지지 않자 폴은 자신감을 가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 종이컵을 수집하는 건가?

  많네.... 1000개라...“

 

  주변에는 동일한 외형의 종이컵들이 보드 영상이나 게임에서 자주 보던 구조물에 배치되어있었고, 공중 한편에는 0/1000이라는 수치가 적혀있었다.

 

  “구조물 외에도 이상한 것들이 많네.”

 

  구조물을 구경하던 폴은 다른 요소들이 보이자 궁금증을 가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전으로 보이는 건물, 하늘까지 

이어진 구불구불한 다리, 그림판으로 보이는 구조물과 모니터로 보이는 구조물 등 크고 작은 오브젝트들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근처로 다가가자 시야 범위 제한으로 사라져있던 종이컵들이 등장했고, 일부는 구조물의 바닥에 배치되어있는 종이컵들도 다수 보였다. 우측으로 향하자 투명한 물이 보였고, 그 아래로도 다수의 종이컵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손으로... 잡지 않아도 되네.

  그냥 가서 닿기만 해도 수집되는군.“

 

  종이컵 근처로 다가간 폴은 종이컵으로 손을 뻗었고 손가락이 닿자마자 보라색의 안개로 변해 몸으로 흡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밀어 종이컵과 충돌해보았고, 신체와 보드 어느 부위로 닿아도 흡수되며 

하늘의 수치가 차오르는 것에 고개를 끄떡이며 조금 더 속도를 높였다.

 

  “좋아, 달려보자!”

 

  폴은 땅을 강하게 차 앞으로 나아가며 주변에 있는 종이컵들을 손이나 다리를 뻗어 수집했다. 정면만 보고 달리던 폴은 

우측으로 1바퀴 회전할 수 있는 원형 구조물을 발견하여 방향을 틀기 위해 두 발을 모두 보드 위로 올리고 오른 발에 힘을 

주었다.

 

  “방향 조작이 살짝 힘드네.”

 

  오른 발에 힘을 주자 보드가 서서히 우측으로 회전하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느릿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갑작스럽게 빠른 속도로 회전되었다. 그에 다리 왼 발에 힘을 주어 회전을 하고 좌우를 번갈아 밟으며 나아갈 방향을 

조정했다.

  원형 구조물에서 꽤나 벗어난 위치로 옮겨진 것에 폴은 한숨을 쉬며 구조물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좌우를 적절하게 

밟아 방향을 조정하려 노력했지만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구조물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영상 보면서 한 번 돌아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오다니!!“

 

  원형 구조물을 바라보던 폴은 한 차례 심호흡을 하고 강하게 땅을 차며 앞으로 나아갔고 원형 구조물 내로 진입하자 

좌우를 적절하게 밟으며 구조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구조물을 따라서 보드가 나아가며 점점 시야가 눕혀지는 

기분과 작게나마 중력이 자신의 몸을 당기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게임 시스템의 보조 덕분에 추락할 일은 없었지만 몸이 이전과 다른 중력의 느낌을 받는 것에 폴은 약간의 두려움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구조물의 최상단에 도달하자 고개를 들어 보았다그의 시야로 아까 전 자신이 밟고 있던 바닥의 

모습이 보였고 폴은 한 차례 고함을 지르며 바닥을 찬다는 마음으로 구조물을 발로 차며 앞으로 빠르게 나아갔다. 나아가는 와중에도 폴은 주변을 둘러보며 맵을 둘러보았고, 주변에 있는 종이컵들을 하나하나 수집했다.

 

  “주먹을 쥐고 있으면... 

  이런 커맨드가 나오는군.”

 

  원형 구조물에서 내려온 폴은 게임 시작 전 확인했던 설명서를 기억하며 오른 손 주먹을 쥐어보았다. 3초 간 유지하자 

주먹을 중심으로 8개의 커맨드가 등장했고, 주먹을 위로 올리자 폴의 몸이 설정된 커맨드에 따라 점프를 하며 보드를 좌로 

1바퀴 회전 시켰다.

 

  “직접 하기는 힘들지만. 느낌을 경험할 수 있네.”

 

  다른 커맨드를 통해 옆으로 보드 기울이기, 상하로 회전시키기, 앉아서 점프하기 등을 경험한 폴은 나름 재미난 경험에 

이것저것 모두 경험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묘기도 어느 정도 질릴 쯤, 폴은 옆으로 보이는 푸른 물에 호기심을 가지며 

다가갔다.

 

  “물속으로 가볼까?”

 

  주변을 둘러보던 폴의 시야에 홀로 뻥 뚫린 가드 레일이 보였고, 바로 그리로 다가가 물속으로 진입했다. 부력으로 몸이 

떠오르거나 속도가 느려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물 밖과 다름없는 느낌에 폴은 금방 흥미를 잃고 물속에 있는 종이컵 중 

일부를 수집하고 밖으로 향했다.

 

  “왼 손은 뭐 없으려나.... 있네.”

 

  오른손으로는 묘기 커맨드였던 것을 기억한 폴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왼손을 쥐어보았고, 3초가 지나가 폴의 시야에 

홀로그램이 등장하더니 윈도우 화면이 오픈되었다. 윈도우에 보이는 아이콘 중 sk8shop를 눌러본 폴은 여러 스케이트 

그림들이 등장하자 스킨인가 하는 생각으로 그 중 하나를 터치하고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스케이트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다음으로 Scholarship을 더블 클릭하자 누군가가 주고받은 Gmail이 오픈되었다. 무언가 스토리 같은 게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둘러보려던 폴은 영어로만 이루어진 내용에 한숨을 쉬며 창을 종료하고 아래에 있는 폴더를 오픈했다폴더 내에는 또 다른 폴더가, 또 폴더가, 5번의 폴더를 지나서야 이미지 파일이 등장했고, 이를 더블클릭하자 석고상만 덩그러니 

존재했다. 혹시 다른 게 있을까하며 둘러보았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고 폴은 아쉬워하며 폴더를 모두 종료하고 God.ot chat를 실행했다.

 

  “대화 프로그램인가

  어디... hi...으잉?”

 

  프로그램이 실행되자 화면 아래 가상 키보드가 등장했고, 인사말을 건네기 위해 Hi를 작성하려던 폴은 자신이 작성하려는 것과 달리 Ar이 적히자 오류인가 하는 마음으로 다른 키를 터치했다. 역시 자신이 누른 키와 다르게 e you가 적히자 입력된 문장이 작성되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하고 완성 문장이 무엇 일까하는 마음으로 키보드를 마구 터치했다.

 

  “....뭐지? 반응 없네.”

 

  ‘Are you there Godot?‘가 작성되고 상대가 답하기를 기다리던 폴은 아무런 반응이 없자 혹시 렉이나 오류가 걸렸나 

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다시 켜보았다. 그럼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음에 폴은 아쉬워하며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Confession을 실행했다. 메모장 프로그램인 듯, 아무런 설명 없이 작성창과 저장 아이콘만 존재했고 폴은 가상 키보드를 

아무렇게나 터치하고 저장 버튼을 눌렀다.

 

  “어라?

 

  저장을 누름과 동시에 홀로그램의 뒤로 이상한 문장이 등장했고, 폴은 왼손을 꾹 쥐어 홀로그램을 제거한 뒤 문장을 

바라보았다.

 

  “이거 내가 쓴 거잖아

  맵에 출력시키는 프로그램인가?”

 

  자신이 메모장에 작성한 문장이 게임 내에 출력된 것에 폴은 신기해하며 다시 왼손을 쥐어 홀로그램을 오픈한 뒤 메모장을 열어 이런저런 글들을 작성하고 홀로그램을 종료해 다시 확인해보았다. 작성을 하면 순서대로 1줄로 출력되었고, 지웠다가 다시 작성하고 저장한 단어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곳을 중심으로 뭉쳐져 있었다.

  다시 홀로그램을 오픈한 폴은 화면 구석에 보이는 휴지통을 오픈했고 내부에 여러 이미지 파일이 있었다. 이를 오픈한 폴은 모든 이미지가 쓰레기들인 것에 이건 무엇인가라는 짧은 고민을 했고,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기에 파일들을 종료하고 홀로그램도 종료했다.

 

  “.....딱히 할 게 없네

  스케이트도 생각보다 크게 흥미가 생기지도 않고.”

 

  무언가를 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에 폴은 주변을 둘러보다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게임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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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ols 2017. 7. 17.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