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일단 기본적인 프로젝트 구성은 사연을 받아야 가능할 것 같아.”
“하긴, 우리끼리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정한다고해서 그게 꼭 사연자가 바라는 건 아닐
태니깐.”
“그럼 먼저 사연을 받아야하는 건가?”
한산한 카페.
강의실을 벗어난 셋은 앞으로의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인 사연 받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던 중 준수의 폰에서 알림 소리가 들려오고 이를
확인하던 준수는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둘을 바라보았다.
“SNS를 이용하는 게 어때?”
“SNS?"
"그래! 대부분 사람들은 SNS를 하잖아?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아도 이리저리 궁금증에 둘러보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게다가 공개용으로 하면 다수의 사람들이 보고 그 사람들이 퍼가기 하면 그 사람들의 친구들에게도 알려지고 하면 나름 홍보효과도 있을 거야.“
“나쁘지 않을 거 같군. 사연을 받는 메일 주소와 프로젝트의 이유 등을 설명하고 하면 될 것
같아. 딱히 크게 돈도 들지 않겠군.”
“하지만 그만큼 장난치는 사람들도 많을 거 같은데...”
“그런 건 그냥 걸러내면 된다고.”
괜찮은 의견이라고 생각하는 신류와 달리 하남은 걱정된다는 듯 말했지만 준수는 이에 좋은
생각이라고 확신한 듯 밀어붙였다. 딱히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던 하남은 결국 포기하고
동의했고 신류는 이미 대략적인 내용을 작성한 듯 다른 둘에게 글을 보여줬다.
“일단 너희들이 작성했던 PPT를 기반으로 해서 작성했다. 이런저런 미사여구 같은 거 붙이는 것 보단 이런 내용이 오히려 나을 거 같군.”
‘프로젝트 : 버킷 리스트 대행
1) 설명 : 몸이 좋지 않거나 이루고 싶지만 많은 제약이 따르는 분들의 이루고 싶은 작은 꿈,
저희가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2) 목적 :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특정한 이유(자금,신체 등)로
이를 이루지 못하는 이들이 많죠. 우리는 여러분들의 소원, 버킷 리스트를 이루어
주어 만족감과 행복감을 대신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들은 작은 꿈을 이루어 내실 수 있고, 저희는 여러분들의 꿈을
이루어 드림으로써 성취감과 감동, 보람을 얻고자 합니다.
3) 이유 : 저희는 방학을 보내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다 무언가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팀원인 준수 군과 하남 군이 이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에게 여러분의 작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그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4) 기간 : 남은 방학 기간 (7/10~8/30)
5) 비용 : 프로젝트 측이 전액부담(교통비, 프로젝트 진행비, 식사비 등)
6) 세부 사항 : 사연을 받은 뒤 계획 예정
7) 메일 주소 : bucket@NUMER.COM
8) 잘 부탁드립니다.
“뭔가 이것저것 작성되어있네.”
“헤에. 이런 작성 많이 해본 거 같아.”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해봤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셋은 각자의 SNS에 작성된 내용을 복사하여 가져와서 입력했다.
“자, 하나, 둘, 셋! 올려!”
카운트를 한 뒤 동시에 글을 올린 셋은 나름 만족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기대하며 남은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뭐 좀 올라온 거 있냐?“
“딱히.”
“나도 없군.”
매일 정해둔 시간에 카페에 모인 셋. 3일째 시간이 지나가고 있지만 특별한 댓글이나 메일은
올라오지 않고, 이상한 광고 글이나 장난식의 댓글만 달릴 뿐이었다.
“이놈은 지치지도 않나? 왜 이리 광고를 올려?”
2~3시간 주기로 이상한 사진과 글을 올리는 이의 홍보 글을 삭제한 준수는 짜증을 내며 탁자에 놓인 아이스티를 벌컥벌컥 들이켰고, 하남은 사람들이 장난 식으로 적은 댓글을 하나하나 넘기며 댓글을 확인하고 있었다.
노트북을 가지고 메일을 담당하는 신류는 이런저런 광고 메일과 장난 메일을 삭제하던 중, 다른 메일들과 제목이 다른 메일을 발견하곤 손을 멈췄다. 빠르게 내용을 훑은 신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노트북을 돌려 둘에게 향하게 했고, 신류의 행동에 둘은 기대를 가지고 메일을
바라보았다.
“와! 사연이야!?”
“드디어 제대로 된 건가?”
메일을 훑어보던 둘의 입가에 조금씩 미소가 생겨났고 셋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떡이곤
물건을 챙겨 카페 밖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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