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게임 속에서 살아가는 NPC들의 이야기입니다.
특정 상황이나 역할 등을 수행하면서 겪는 이야기들?
음... 딱히 주제는 없이 게임을 하면서 이 상황에서 유저들의 행동을 보면서
저 NPC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궁금증으로 작성하는 소설입죠.
제목은 간단히 소설을 작성한 계기를 표현한 문장?
어느정도 소재도 모였으니 작성해보자!!
계기 : 감옥에 갇힌 이와 대화를 해야 하는 퀘스트 도중
NPC는 안 구하고 채집을 하는 상황에서 문득 떠오른 스토리
“오늘은 몇 번째지?”
“어디보자... 15번째네요.”
“오. 오늘은 신규 유저가 나름 많은가봐?”
“저희 채널에 15명이면 다른 채널이랑 서버는 2~5배 아니겠어요?
요즘 홍보팀에서 나름 열을 내고 있는 것 같네요.“
평화로워 보이는 나무 감옥이 있는 공간.
감옥에 갇힌 중년의 사내와 그 앞에 경계를 서는 오크 전사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삐- 삐- 삐-
“마침 유저가 오고 있군!”
“이번엔 저도 나름 힘 좀 써볼까요?”
“하하! 그거 재밌겠구만! 하지만 실행은 하지말게.
그러다 GM들한테 혼날 수도 있으니.”
“에휴... 맨날 맞는 역할만 해야하다니...”
손에 들고 있던 나무 몽둥이를 이리저리 휘두르던 오크 전사는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지루한 표정을 지우고 위협적인 표정으로 감옥을 노려보기 시작했고,
중년 사내는 유쾌해 보이던 모습에서 세상 모든 슬픔이 깃든 얼굴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으헝헝!!”
“취익! 조용히해! 지금 바로 잡아먹을 수도 있다, 취익!!
중년 사내의 목소리를 들은건지 말을 타고 다가오던 유저가 방향을 틀더니 감옥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말에서 내려 무기를 꺼내들었다.
“좋아... 다가오고 있어... 살려주세요! 누구 없어요!?”
“취익! 시끄러워!”
유저가 다가올수록 중년 사내와 오크의 연기도 깊어지며 연기인가 실제인가
구분하기 힘든 모습이 연출되었고, 오크와의 거리가 가까워진 순간!
“....채집한다.”
“조용... 췩?”
“오! 마침 여기에 붉은 약초가!”
오크의 등 뒤로 다가오던 유저는 갑작스레 우측으로 빠지더니 붉은 색의 약초를 조심스럽게 채집하기 시작했고, 연기를 하던 중년 사내와 오크는 연기를 하던 것도 잊은 채 그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운이 좋네. 이거 요즘 비싼건데.”
만족의 미소를 지으며 채집을 완료하곤 일어나는 유저.
멍하니 그를 바라보던 오크와 사내도 정신을 차리고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가 끊겼던 것을 모르는 듯 유저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오크의 뒤로 접근했고,
중년 사내는 연기를 하는 틈틈이 오크에게 유저의 위치를 작은 목소리로 전달해주었다.
“살려주세요! 앞으로 5걸음. 으헝헝!!”
“조용히 해라, 취익!”
“3걸음...! 은 채광하네?”
“오! 금광석이다!”
“...취이이익!!”
“어이! 참으라고! 너의 인식 범위는 2걸음이야!”
“취익!!!”
오크 뒤로 접근하던 유저는 황무지와 어울리지 않는 금광석을 발견했고
신난다는 듯 경쾌한 발걸음으로 달려갔다.
오크는 상황에 어울려주지 않는 유저의 모습에 화가 나는지
들고있던 나무 몽둥이로 감옥을 이리저리 후려패기 시작했다.
깡! 깡! 깡!
“우헤헤... 금이다, 금!”
금광석의 채광까지 마친 유저는 무언가 더 없나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고,
더 이상 채집할 거리가 없자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무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전의 조심스러운 모습과는 다르게 재빠르게 달려와서는 오크를 향해 슥삭!
콱!
“취이익! 인간이다!”
“뭐야? 이거 기습 스킬인데 어떻게 막아!?”
기습 효과가 있는 스킬이 오크의 몽둥이에 너무나 가볍게 막혀버리자
유저는 당황한 목소리를 내뱉었고 오크 전사는 그에 관심없다는 듯이
마구잡이로 몽둥이를 휘두르며 유저를 압박했다.
“으아아! 이놈 광전사 버프라도 받았나? 공략에는 그런말 없었는데?”
“취익! 인간 죽인다!”
“으아아.... 적당히 해, 오크새꺄!”
쾅!
“취익!”
오크의 마구잡이식 공격에 물러나던 유저는 짜증이 난 듯 품에서 스크롤을 꺼내 찢었고,
허공에서 불덩이가 생겨나더니 오크를 강타하곤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오크는 허무하게 체력이 0이 되어 멀리 날아갔고,
유저는 오크가 있던 자리에 떨어진 잡템들을 줍곤 감옥으로 다가갔다.
“고... 고맙습...”
“오! 초롱풀이다!”
“....아나.”
감옥으로 다가오는 유저의 모습에 감사를 표하려던 사내는
리스폰 된 채집물을 발견하고 달려가는 유저의 모습에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NPC가 한숨을 쉬던말던 관심없는 유저는
감옥으로 오던 발을 살짝 틀어 초롱풀로 달려가 채집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운이 좋구만. 비싼 것들만 채집하네.”
채집을 완료한 유저는 기분이 좋은 듯 콧노래를 흥얼거렸고,
감옥으로 다가가 이전 지역에서 획득해둔 열쇠로 감옥문을 열었다.
“...고맙습.”
“스킵.”
“안쪽에 몬스터가...”
“스킵.”
“조심하시길.”
“보상 받기.”
“.....”
준비한 대사를 내뱉기도 전에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스킵하는 유저.
그럼에도 사내는 익숙한 듯 웃는 얼굴로 다음 지문들을 내뱉었고,
품에서 중급 체력 포션을 꺼내 유저에게 건넸다.
아이템을 건네받은 유저가 휘파람을 불자 펑! 하고 연기가 터지더니
어느새 말에 탑승해 있었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음 지역을 향해 내달려갔다.
“....자네 괜찮나?”
“크아악! 이 놈의 체력 제한! 저딴 놈 간단하게 잡을 수 있는데!”
멀어져가는 유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사내는 여전히 땅에 엎어져 있는 오크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오크 전사는 벌떡 일어나더니 길길이 날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허허. 어쩔 수 없지않은가.
그런 제한을 두지 않으면 이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유저들이 있겠는가?”
“제길! 제한이 걸린 게 너무 많다고요!
체력에 힘에 마나에! 게다가 그놈의 취익은 왜 해야 하는 거야!
오크라고 취익을 맨날 하는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오크에 대한 편견이라고!”
불만이 많은 듯 오크 전사는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며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마구 박살내기 시작했고 사내는 자주 있는 일이라는 듯 어느새 마련된 의자에 앉아
다음 유저는 언제오려나 하며 오크의 난동을 구경했다.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레벨이 오르면서 다음 사냥터로 이동할수록
이전 지역의 보스몬스터들은 얼마나 너프를 당한채 사냥당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분명 지역의 패자라고 불리는 녀석들인데
50레벨되서 다시 가면 10초내로 잡을 수 있고...
그런데 50레벨대로 가면 잡몹인데 상당히 힙겹게 잡아야하는 녀석도 있고....
불상한 보스몹들....